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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학교 때는 무조건 많이 읽어야 할 것 같아요. 그래야 상식과 지식이 풍부해지잖아요.”
틀린 말은 아닙니다. 사실 독서는 꾸준히, 다양하게, 자발적으로, 지속적으로 해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는 초등 아이 뿐만 아니라, 청소년, 성인들에게도 마찬가지로 해당됩니다. 독서는 사고력을 위한 기본 발판인데도 불구하고, 다소 소홀하게 취급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반대로, 무조건 많이 읽는 것이 유일한 해답이라 믿고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항상 책을 붙들고 있는 아이가 대견스럽고, 때로는 부러워 보일 때도 있지만 과연 그 아이가 많은 책 속의 글을 제대로 숙지하고 있는지 살필 필요가 있습니다.
학생이 다독(多讀)을 해나가는 습관이 잘 잡혔다면 풍부한 지식과 책읽기의 즐거움을 터득하고 있습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다독이 표현력과 사고력의 균형을 완벽히 만들어내지는 못합니다. 글의 깊이와 주제, 사고를 향상시킬 수 있는 어휘능력이 삼박자를 이루지 못하면 자칫 습관형 속독으로 만들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즉, 아무리 수준에 맞고 쉬운 책이라 하더라도 어휘에 대한 개념과 활용능력이 없으면 독서수준과 글쓰기 수준이 따로 놀게 됩니다.
그래서 초등시기의 독서습관을 다지는데 있어 다독(多讀)을 필수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 충분히 흥미를 갖고 읽을 수 있는 수준과 양을 고려하여 책을 골고루 읽도록 하되, 속독은 절대 금물입니다.
그리고 한 번 읽은 책에서 모르는 어휘를 10~20개는 추려 반드시 숙지하고 넘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좀 더 풍부한 글쓰기와 논술능력을 끌어올리려면 어휘를 활용한 글쓰기 연습은 필수적입니다. 그 어휘는 한번 읽은 독서를 통해 접한 것인데, 어휘 활용 연습을 통해 사고하고 말할 수 있는 단계로 올라서게 되는 것입니다.
독서에는 왕도가 없다고 말하지만, 독서를 통한 사고능력과 서술능력은 특히 초등시기에 어떻게 기초를 다지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중학교 시기로 넘어가면 방대하고 어려운 한자어 및 관용어 등에 놀라 우왕좌왕하게 됩니다. 꾸준한 독서를 위한 어휘능력과 독해능력이 자리를 잡았다면 얼마든지 당황하지 않고 받아들일 수 있을 것입니다.
초등시기에 책을 많이 읽었던 학생들은 국어나 사회 과목에서 자신감을 보입니다. 그러나 그런 막연한 자신감 때문에 낭패를 보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게다가 다독 습관은 여전해서 꾸준히 책도 많이 읽어나갑니다.
그런데 나는 여기서 다독 방법에 문제가 없는지 꼭 체크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다독하는 학생들은 어느새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의 책, 제목이 끌려서 읽는 책, 막연한 동기에 의해 읽는 책만을 읽게 됩니다.
많이 읽고, 막연하게 읽고, 빨리 휘리릭 봐 버리는 독서보다는 도서계획과 전략을 짜는 것도 필요합니다.
중등시기부터는 무엇보다 신문과 인문사회과학 도서 읽기에 집중해야 합니다. 중등시기에서 시사적 정보, 사회의 흐름 등을 파악하여 자연스럽게 어휘와 상식용어 정리를 통해 사회과학적 이해를 풍부하게 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지식을 바탕으로 독서에 힘을 실어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중등시기부터 읽어야 하는 도서 수준은 충분한 비문학 글(지문)을 통해 얻은 어휘와 사고의 깊이, 이해력을 요구합니다. 문학도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문학은 역사, 사회에 대한 이해를 통해 주제에 접근해 들어가야 합니다.
이러한 시사지문 활용연습을 통해 독해력의 기초를 다지고, 풍부하고 다양한 시사상식을 길러야 합니다. 쉬운 글이라도 꼼꼼히 ‘독해’해나가는 능력은 필수적입니다.
그래서 반드시 신문기사와 칼럼 등을 규칙적으로 꾸준히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독해 습관이 필요합니다.
또한 청소년 시기에는 적어도, 일회성으로 읽고 끝내는 독서는 피해야합니다. 의무적으로 책 읽는 기회를 조금씩 만드는 것도 필요하지만, 확실한 독서이력 결과물을 만들어 관리해 나가는 것도 중요합니다. 신문기사 활용 노트와, 독서활동노트 두 가지를 만들어 자발적인 관리를 하도록 노력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내 아이가 책을 습관적으로 많이 읽는다면, 학부모님들은 안심합니다. 그러나 많은 책을 책상에, 혹은 손에 쥐고 다니면서 보는 것을 봤지만 어떻게 제대로 다양하게 읽고 있는 지는 학부모님들은 ‘자세히’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책을 항상 끼고 산다”는 아이, 실제로 수업시간에 질문이나 내용 이해에 관한 활동을 시켜보면 제대로 읽지 않았습니다. 아니, 혹은 제대로 읽지 못했습니다.
좋아하는 이야기나 정보만을 습득하는 행위는 결코 책을 읽었다고 할 수 없습니다.
결국 ‘독서’가 제대로 몸에 정착되려면, 다양하고 필수적인 도서선택과 독해, 사고의 확장과 표현력 연습 과정을 체계적으로 만들고 꾸준한 관리와 실천을 해나갈 때 효과를 발휘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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